소프트뱅크, AI 데이터센터 겨냥 차세대 배터리 사업 착수
2026-05-14 06:56:43
일본 소프트뱅크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대를 겨냥해 차세대 배터리 사업에 나섰다. 소프트뱅크는 5월 11일 한국 코스모스랩과 함께 기가와트시급 배터리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조기 양산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며, 2027회계연도 무렵 대량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혁신적인 배터리 셀 이미지
이번 사업은 AI 인프라 확대와 직접 맞닿아 있다. 생성형 AI와 대규모 모델 학습이 늘어나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서버와 냉각 설비를 장시간 운영해야 하므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에너지 저장 장치가 필수다. 소프트뱅크가 배터리 사업을 AI 전략의 한 축으로 배치한 것은 통신·클라우드·AI 인프라를 전력 시스템과 함께 묶어 보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소프트뱅크가 주목한 기술은 코스모스랩이 개발한 아연-할로겐 배터리다. 소프트뱅크 발표에 따르면 이 배터리는 순수 물을 전해질로 사용하며, 현재 널리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해 화재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저장 시스템에서는 배터리 안전성이 사업성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다.
블룸버그와 재팬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한국 코스모스랩, 델타X와 협력해 일본 내 배터리 생산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사카 사카이 지역 생산 거점도 거론됐다. 소프트뱅크는 AI 훈련에 특화된 인프라와 네오클라우드 서비스를 일본에서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해 왔다.
AI 산업의 경쟁력은 이제 모델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고성능 반도체 확보, 데이터센터 입지, 전력망, 냉각 기술, 배터리 저장 능력이 함께 필요하다. 특히 일본은 전력 비용과 에너지 수급 안정성이 산업 정책의 중요한 변수다. 데이터센터가 대도시와 산업단지 주변에 집중될 경우 전력 피크 관리와 비상 전원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를 수 있다.
소프트뱅크의 배터리 사업은 일본 내 AI 인프라 자립도를 높이는 시도이기도 하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자체 반도체, 전력 계약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AI 인프라를 확장하는 가운데, 일본 기업들도 통신망과 클라우드, 에너지 저장 장치를 연계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통신망과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을 갖고 있어 배터리 사업을 AI 인프라와 연결하기 유리한 위치에 있다.
한국 기업 코스모스랩의 참여도 주목된다. 일본 대기업과 한국 배터리 기술기업의 협력은 한일 산업 협력의 새로운 사례가 될 수 있다. 특히 리튬이온 중심의 배터리 시장에서 안전성과 대규모 저장에 초점을 맞춘 차세대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저장, 산업용 전력 백업, 공공 인프라 분야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차세대 배터리 사업은 기술 검증과 양산 안정성이 관건이다. 실험실 수준의 성능을 대량생산 단계에서 유지할 수 있는지,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 장기 수명과 유지보수 기준을 충족하는지가 사업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AI 인프라 경쟁이 전력 인프라 경쟁으로 확장되는 가운데 소프트뱅크의 이번 행보는 일본 IT 산업의 방향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송민기 기자









